넥타이핀으로 스포츠카 긁은 '맑눈광'…박병은이 그려낸 서늘한 이중성
배우 박병은이 JTBC 드라마 '아파트'에서 젠틀한 매너 뒤에 잔인함을 숨긴 건설사 대표 이충원 역을 맡아 강렬한 첫 등장에 성공했다.
젠틀한 미소 뒤에 숨긴 서늘한 칼날, 이충원의 두 얼굴

배우 박병은이 JTBC 토일드라마 ‘아파트’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인물로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이 작품에서 박병은은 흙수저 출신 건설사 대표 이충원 역을 맡았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매너로 호감을 사지만, 맑은 눈망울 뒤에는 방해물을 가차 없이 짓밟는 잔인함을 숨긴 인물이다.
간식 나누던 미소 뒤에 숨겨진 냉소
첫 방송에서 박병은은 이충원의 이중적인 면모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간식을 나눠 먹는 모습은 소탈한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반전은 서늘했다. 사람 좋은 얼굴로 “짭새 양반, 뭐 팬미팅 오셨어요?”라며 냉소적인 막말을 내뱉는 순간 극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평정심을 유지하다 돌연 뿜어져 나오는 분노는 이충원이라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넥타이핀으로 드러낸 통제 불능의 광기
이충원의 광기가 선명하게 드러난 지점은 주차 문제로 갈등을 일으킨 주민을 응징하는 장면이다. 박병은은 별다른 대사 없이 넥타이핀을 이용해 스포츠카를 긁으며 천천히 걸어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는 이충원이 가진 파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다.
특히 주차 문제로 마주한 상대의 귓가에 다가가 “이 아파트는 내 거고, 내 나와바리에서 내 거 건드는 놈은 누구든 죽어요”라고 낮게 읊조린 경고는 압권이었다. 방금 전까지 미소를 짓던 얼굴에서 온기가 사라진 채 차갑게 변한 눈빛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박병은은 목소리를 높이거나 과장된 표정을 쓰지 않고, 맑은 눈 속에 감춰진 광기를 담담하게 구현했다.
드라마 ‘아파트’는 아파트 단지 내부에 숨겨진 돈을 차지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 출마한 오아시스파 전직 보스 박해강이 주민들과 힘을 합쳐 비리를 타파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충원의 치밀한 행보는 박해강의 비리 타파 과정과 충돌하며 극을 이끈다. JTBC ‘아파트’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