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신작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 공개, 퀴어 넘어 재벌가 미스터리로
박상영 작가가 5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선보이며 재벌가 권력 투쟁과 여성 서사를 다룬 미스터리 장르로 영역을 확장한다.
5년 만의 신작, 재벌가 미스터리로 영역 확장
박상영 작가가 5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발표했다. 기존에 주로 다뤘던 청춘들의 사랑이나 직업적 애환에서 벗어나, 노회한 재벌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스터리 서사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만난 박상영은 이번 작품을 문학적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시도로 설명했다. 최근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과 프랑스 메디치상 후보에 오르는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온 그는 이번 신작을 통해 새로운 장르적 도전을 시도했다.
자이니치 여성의 추적으로 시작되는 3부 구성
소설은 자이니치 여성 마츠노 하나가 어머니 마츠노 사치코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하며 시작된다. 요코하마에서 도시락집을 운영하던 어머니로부터 '세일백화점 윤동주 회장을 찾아가라'는 유언을 받은 하나는 어머니의 과거를 쫓는 과정에서 40년 전 한국 세일그룹 주최 미인 대회 우승자가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한국에서 기자로 일하는 맹준호와 만난다.
총 3부로 구성된 소설 중 1부는 하나와 준호가 한국에서 인물들을 추적하는 추리 형식을 취한다. 2부부터는 시점이 전환되어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경제 성장기를 배경으로 세일그룹 내부의 권력 투쟁과 윤동주를 중심으로 한 여성 서사가 펼쳐진다.
100여 편의 논문과 취재로 구현한 재벌가 실상
작가는 재벌가의 실상을 구현하기 위해 EBS 역사 강의와 재벌 관련 논문 100여 편을 참고했으며, 재벌 관계자 및 방송가 지인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박상영은 "거대한 역사·정치·경제적인 선택들도 아주 사소하고 말도 안 되는 개인적인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주인공 중 한 명을 자이니치로 설정해 이주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으며, 1950년대생인 윤동주의 말투에는 당시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들의 특징을 담았다.
박상영은 오는 2026년 8월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국제창작프로그램(IWP) 문학 레지던시에 참여할 예정이다. 차기작으로는 '재희'의 스핀오프 작품과 오컬트 장르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