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태호 8주기…군산 방화 참변에 멈춘 27년 코미디 인생
코미디언 고(故) 김태호가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됐다. 2018년 6월 17일 군산 방화 화재와 그의 27년 방송 활동이 다시 떠올랐다.
코미디언 고(故) 김태호가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됐다. 2018년 6월 17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난 방화 화재는 한 사람의 활동을 갑자기 멈춰 세운 사고이자, 대중에게 익숙했던 방송인의 이름을 참사 명단에서 마주하게 한 날이었다.

김태호는 당시 골프대회 행사 참석을 위해 군산을 찾았다가 지인들과 머문 자리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51세. 사고 소식은 이틀 뒤 뒤늦게 전해졌고, 방송가에는 생전 무대와 행사장을 오가며 활발히 일했던 코미디언을 잃은 허망함이 남았다.
2018년 6월 17일 군산 방화 화재
그날 밤 화재는 오후 9시 53분께 발생했다. 주점 안에 있던 손님들이 빠져나오려는 순간 불길과 유독가스가 번졌고, 초기 확인 기준으로 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이후 피해 규모는 사망 5명, 부상 28명으로 정리됐다. 김태호는 그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사건은 단순 화재가 아니었다. 술값 문제로 앙심을 품은 50대 남성이 주점 입구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낸 범행이었다. 출입구 쪽에서 불이 시작되면서 안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기 어려웠고, 스프링클러가 없는 단층 업소였다는 점도 피해를 키웠다. 그래서 김태호의 8주기는 한 연예인의 기일을 넘어, 일상의 자리에서 안전망이 무너졌을 때 얼마나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KBS 8기 공채로 시작한 27년 활동
김태호는 1991년 KBS 8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코미디 세상만사’, ‘6시 내고향’, ‘사랑의 가족’, ‘굿모닝 대한민국’ 등에서 얼굴을 알렸고, 드라마 ‘쾌걸 춘향’, ‘그대는 별’, ‘서동요’에도 출연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한 가지 장르에만 머물지 않고 방송, 연기, 행사 진행을 오간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빈자리는 방송가에 더 길게 남았다.
고인은 2013년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공로상, 2014년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MC 우수상을 받았고,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 사무국장으로도 일했다. 화면 앞의 웃음뿐 아니라 무대 밖 동료들의 일에도 관여했던 경력이다. 기일마다 그의 이름이 다시 소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지 사고의 희생자로만 기억하기에는, 김태호가 방송 현장에서 쌓아온 시간이 적지 않다.
대법원 무기징역 확정 후에도 남은 6월 17일
방화 피고인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유지됐다. 2019년 9월 25일에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판단은 끝났지만, 남겨진 사람들에게 6월 17일은 여전히 한 사람의 마지막 날로 돌아온다.
8주기를 맞은 오늘 김태호를 다시 쓰는 일은 비극을 반복해 소비하는 일이 아니다.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사고보다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은 1991년 데뷔 이후 27년 동안 시청자와 관객을 만났던 코미디언의 시간이다. 사고의 숫자만 남기지 않고, 그 숫자 안에 있었던 사람을 함께 기억하는 일이 남아 있다.